오랜만에 호랑이 꿈
꿈 카테고리 첫글에 내가 자주 꾸는 꿈의 종류를 정리한 적이 있는데 난 진짜 전생에 호랑이한테 물려 죽었나 싶을 정도로 유난히 호랑이가 나오는 꿈을 많이 꾼다. 혹은 직접 등장하지 않지만 저 어딘가에서 호랑이가 어슬렁거리고 있을거라는 긴장감에 심장이 쿵쾅거리며 쫓기다 깨어나기도 하고..
지난밤에는 심지어 호랑이도 아니고 오래전 다른 꿈에서 '호랑이가 있던 장소'에 들어섰다가 식겁하는-_- 꿈을 꿨다..
앞부분은 되게 평범한 꿈이었던 것 같다. 어느 넓은 계곡에 물놀이 하러온 사람들이 가득했는데 얕고 깨끗하게 흐르는 계곡물 아래 예쁘게 깔린 자갈과 주먹~머리통만한 돌들이 인상적이었다.
물놀이를 즐기는 피서인파들 사이로 지나 올라가다보니 계곡을 가로지르는 붉그스름한 철제다리가 보였고 그 다리를 건넜는데 뜻밖에도 초딩때 살았던 동네 근처 공터가 나왔다. 문제는 그곳이 내가 꾸었던 수많은 호랑이 꿈들 중에 역대급으로 무서워서 기억에 남았던 꿈의 배경이었다는 거..
싸이월드 시절에 일기로도 남겨놨었는데 블로그 글은 복구를 안해줘서 여러모로 아쉽다. 일단 그 때의 꿈을 돌이켜 보자면
........어느 시골길 큰 나무 아래에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헤어지고 길을 따라 산을 오르는데 산중턱에 경사진 넓은 풀밭이 펼쳐져있었다. 대충 표현하자면 산위에 펼쳐져있는 기울어진 아프리카 사바나 평원?ㅋㅋ 암튼 듬성듬성 자라있는 큰 나무들 지나는데 문득 수십미터쯤 앞 나무들 사이에 뜬금없게도 호랑이 한마리가 눈에 띄었다
순간 몸이 얼어붙었지만 다행히 날 못본건지 슥 지나가버렸고 나는 언덕을 향해서 정신없이 뛰어 달아났다. 금방이라도 옆에있는 나무나 바위 틈에서 호랑이가 뛰쳐나올거 같아 완전 공포에 질려서 한참을 뛰었더니 산 아랫쪽에 어릴적 살았던 동네가 보였다. 다만 실제랑은 다르게 동네 공터자리가 산과 바로 이어져있었고 그쪽으로 부랴부랴 뛰어내려가는데 작은 나무 창고 같은게 보였고 그걸 돌아서는 순간..
눈앞 풀숲 사이에 그 호랑이가 떡하니 엎드려있었다;;
다시 몸이 얼어붙었는데 이번에도 녀석은 나를 못본 것인지 모른 체 하는 것인지 바로 몇미터 앞인데 다른 쪽을 쳐다보고 있었고 녀석이 돌아보면 진짜로 죽는다는 생각에 조심조심 산을 마저 내려왔다. 뒷부분은 자세히는 기억이 안나지만 집으로 뛰어들어가서는 우리 가족이나 사람들이 혹시나 밖에 나가서 마주치면 어떡하나 노심초사하다가 깼던 것같다.
......
이런 꿈이었는데 지난 밤 꿈에 하필 호랑이가 있던 그 공터에 들어서면서, 꿈으로도 트라우마란게 형성이 되는 건지 신기하게도 한 십년 전쯤에 꾸었던 그 꿈과 기억이 연결되었고 그래서 이 근처에 호랑이가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떠올라 심장이 쿵쾅거리는 상태로 잠에서 깨어났다..
나중에 진짜로 전문가에게 상담 한번 받을 기회가 있으면 물어보고 싶네. 내 꿈에서 호랑이의 의미는 대체 무엇일까..
일단 복권당첨이랑은 무관하다는 건 알겠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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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니 바로 엊그제는 호랑이는 아닌데 살인마-_-에게 쫓기는 꿈을 꾸었다... 음... 심리상태가 많이 불안한 것인가..
그 꿈도 적어보자면
바닷가 절벽위로 아주 크지만 별로 멋은 없는.. 옛날 복도식 아파트+중고등학교 건물이 짬뽕된 듯한 리조트같은 낡고 하얀 건물이 서있었다. 구조는 바다 쪽으로 긴 복도가 있었고 그 복도를 따라 기숙사 방이 늘어서 있었는데 중간에 커다란 교실도 있고 그 교실 안쪽으로는 학교처럼 다시 복도가 있었다.
교실에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과정은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그 건물안에 흉기를 든 괴한이 침입했다는 걸 인식하게 되었다. 분위기가 싸해지고 각자 자기 방으로 돌아가는데 문득 떠오른 친구가 걱정돼서 알려주려고 해변쪽 복도를 지나 친구의 기숙사 방으로 갔다(실제로는 결혼 10년차 넘은 유부남ㅋ)
친구는 학생시절처럼 팬티에 난닝구.. 부스스한 머리로 날 맞이하며 어쩐일이냐고 물었고 난 여차저차 암튼 미친놈 하나가 칼 들고 돌아다닌다고 하니 문 꼭 잠그고 조심하라고 말해주고 내 방으로 돌아가는데 여전히 복도와 교실에는 사람들이 많아서 걱정이 되었지만 뭐 건물이 워낙 크다보니 지금쯤 잡았거나 여기까진 안올라오겠거니 하고 교실 안쪽 복도로 이어진 나무 문을 드르륵 여는데..
어떤 깡 마르고 키가 큰 남자가 서있었고 그 남자가 그 칼들고 돌아다니는 미친놈이라는 걸 깨닫고는 으아아아 소리를 지르며 뒷걸음치다가 잠에서 깼다..
요새 꿈자리가 왜 이따군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