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야기

시험보는 꿈

팔공산달밝은밤에 2023. 8. 5. 10:07

1. 

대학시절 강의동처럼 보이는 건물로 들어서자 많은 사람들이 복도를 왔다갔다 하거나 서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 사람들을 지나쳐 어느 강의실문을 열었는데 아는 얼굴은 하나도 없고 분위기가 좀 썰렁해서 잘못들어왔나? 하고 출입문이 아니라 강의실 안쪽 특이하게 생긴 통로를 지나 다른 강의실로 들어갔다. 

 

거기엔 같은 신입생 동기가 앉아있었고 반가워서 그 뒷자리에 앉았는데 그 친구가 오늘 공업수학 시험날이고 곧 시작한다 그래서 무척 당황스러웠다. 내 스스로도 졸업한지 오래됐다는 걸 인식하고 있었던 듯 '나 다 까먹어서 하나도 기억안나는데???;;;' 라고 말했지만 현실은 어쩔 수 없는 시험 당일..

 

교수님과 조교가 들어오고 시험지를  받아서 살펴보는데 첫장부터 편미분 기호와 문제조차 이해할 수 없는 영어지문들에 눈이 어지러웠고 '망했다' 라는 생각밖에 안들었다. 그래도 빵점을 받을 순 없으니 일단 아는거라도 풀자... 하고 문제를 몇개 뛰어넘다보니 엥? 앞선 문제들은 훼이크였고 그냥 상식 테스트라든지 예능방송에서 퀴즈맞히기 하는 정도 수준의.. 자세히 기억나진 않지만 예를 들면 'OOO드라마의 주인공은?' 이런 문제이거나, 교수님이 수업도중 했던 농담을 적는 것(실제로 이런 교수님이 계셨다-_-)같이 미적분보다는 훨씬 쉬운 문제가 줄줄이 나왔다.

 

신이 나서 쭉쭉죽 써나가다가 점점 막히는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앞에 있던 동기녀석이 중얼중얼 거리며 힌트를 말하거나 아예 답을 흘렸다. 힌트까진 고마운데(?) 내가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도 잠깐 고민할라치면 그냥 답을 말해버리니 좀 짜증이 났다. 최대한 녀석의 중얼거림을 안들으려고 애쓰며 문제를 다 풀고 답안지를 제출했다. 그리고 역시나 그 친구는 자기 덕분에 많이 맞히지 않았냐며 거들먹거렸다ㅋㅋ

 

내가 너 때메 정신 산만해서 더 못풀었다고 타박을 했고 밥이나 먹으러 가자며 일어섰다. 

그 다음도 이어지는 꿈이 있었는데 생각은 안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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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파편적으로 떠오르는 장면들

 - 동네 산책할때 코스로 지나는 아파트 앞 ATM기가 있는데 눈부시게 내리쬐는 햇볕을 받으며 빨랫거리를 들고 '오늘 잘 마르겠는데?' 라고 생각하며, 하지만 집 반대 방향으로 걸어가는 꿈

 

- 특이하게 생긴 고기집이었는데 엄청 넓은(더블 사이즈 침대정도?) 철판위에 한번 삶은 듯한 수육이 가득 올려져있었고 손님들이 삥 둘러앉아 각자 한번씩 더 구워먹는 식이었다. 집게로 내 앞의 고기를 들추자 아직 한참 덜익은 상태여서 다시 덮어두었지만 전체적으로 너무 많은 고기가 불판위에 올려져있어서 손님들이 다 먹기도 전에 타버릴 거 같다는 생각을 하는 꿈

 

- 역시나 햇볕쨍쨍한 날 도로를 달리는 승합차를 타고 어디론가 가는 꿈. 생각해보니 요것도 종종 등장하는 레파토리인데 차를 타고서 한 쪽이 넓은 논이거나 커다란 계곡 옆, 혹은 해안가를 달리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든지, 내려서 계곡에서 노는 식의 꿈이다.

 

바로 어제 꿈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문득 떠오르는 예전에 꿈들이 몇개 있다. 별 내용은 없고 무척 맑고 깊은 계곡물에 들어가 수영을 하고 튜브를 타고서 둥둥 떠내려갔던 적도 있고 너무나 경치가 좋은 해안도로 옆 시골마을에 묵으려고 들어갔던 것, 가족들과  차를 타고서 가다가 되돌아가는데 그때도 양쪽의 풍경이 아주 좋았던 뭐 그런 꿈들..

 

아무걱정 없이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구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