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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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달밝은밤에 2022. 12. 9. 02:41

나는 밤에 꿈을 엄청 많이 꾸는 편이다. 어릴때부터 그런 꿈들이 시간 지나면서 까먹게 되는게 아까워서 일기장에도 쓰고 싸이월드 시절에는 다이어리에도 꿈의 소소한 내용까지 다 남겨놓곤 했었다.  

 

그러다가 이래저래 바빠지면서 일기를 안쓰게 되었고 따라서 꿈이야기도 남겨두질 못했지만 요즘도 꿈은 계속해서 꾼다. 어떤 날은 꿈폭풍인가 싶을 정도로.. 꿈을 많이 꾸는게 푹 못잔다는 뜻이기도 하니 좋은 건 아닐테지만ㅠ

 

방치해두었던 블로그도 채울 겸 종종 와서 꿈 얘기나 써봐야겠다. 일단 오늘은 꿈에 대한 대략적인 잡설.

 

꿈은 참 신기하다.

평소의 내 희망사항이나 두려움, 고민거리들, 보고 싶은 사람들이 나오기도 하지만

뜬금없이 평소에 한번도 떠올리지 않았던, 전혀 친하지도 않았고 연락 한 번 안해서 잊고 지내던 중학교 동창이 나오는가 하면

도저히 내 표현력으로는 글로 써낼 수 없는 신기한 전개와 화면전환, 스토리의 점프 등등등 종잡을 수 없는 이야기들..

 

그런가 하면 어릴적부터 오랫동안 꾸준히 내 꿈에 등장하는 소재도 있는데 오늘은 그걸 정리해볼까한다.

생각나는대로 써보자면

 

1. 얕은 물에 물고기

-대여섯살쯤에 외가식구들이랑 물가에 놀러갔는데 햇볕이 내려쬐는 얕은 시냇물  반짝거리는 물고기 떼들이 무척 인상에 남았던 것 같다. 기억을 더듬어 우리나라 민물고기를 찾아보니 각시붕어? 정도가 젤 닮은 것 같은데 정확하진 않다. 암튼 그때의 기억때문인지 지금도 틈만 나면 꾸는 물속에(주로 얕은 물) 가득한 물고기들 꿈.

 

2. 동전 줍는 꿈

-어릴적에 놀이터나 운동장에서 놀다가 몇번 동전을 주웠던 기억때문인가? 다른 꿈을 꾸다가 중간에 갑자기 동전을 줍기 시작하는 그런 꿈을 아직도 꾼다..ㅋㅋ

 

3. 점프하는 꿈

-특이한 게 꿈 초반에는 십수미터씩 높이 혹은 멀리 뛰면서 신나하는데 갈수록 점프력이 약해지면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그 약해져가는 점프력을 쥐어짜내며 필사적으로 뛰어오르는, 늘 비슷한 전개로 가는 꿈..

 

4. 배회하는 꿈

-배경은 낯선 건물, 예전에 살던 동네나 다니던 학교, 산 등등 그냥 막 돌아다니는 꿈이다. 보통은 친한 친구를 만나 신이 나서 같이 떠들면서 돌아다니는데 일반적으로 즐거운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5. 군대 꿈-_-

-군대는 다녀온 사람들한테 평생 잊지 못할 곳이다. 젤 한창 나이때 나같은 경우는 2년2개월을 갇혀있었으니.. 그래서인지 전역한지 20년이 다되어가는 지금도 드문드문 군대 꿈을 꾼다. 보통 내가 이미 전역했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왜 또 들어왔지?? 대체 왜????? 이렇게 고뇌에 휩싸일때가 많고, 그냥 스무스하게 순응한 채 그 시절 그 내무실에서 생활하기도 한다. 혹은 훈련받느라 뛰어다니는 꿈.. 당연하지만.. 어떤 상황이든 군대꿈을 꾸는 건 악몽에 속한다..

 

6. 폭풍우 휘몰아치는 바다

-바닥이 안보일 정도로 깊고 어두운 바다에서 배를 타고 어디론가 가거나, 해변에서 바라보는 꿈. 주로 십여년전쯤 부터 꾸기 시작한 것 같다

 

7. 마지막으로.. 호랑이-_-꿈

-순서는 마지막이지만 내가 정말 꾸준하게 자주 꾸면서도 도저히 그 의미를 알 수가 없는 꿈이다. 왜 자꾸 호랑이 꿈을 꾸는건지.. 내가 전생에 호랑이한테 잡혀먹었나 싶을정도로ㅋㅋ

 

배경도 늘 다르고 등장인물들도 다르지만 패턴은 늘 비슷하다.

 

그냥 평범하게 꿈이 진행되다가 어느 순간에 뭔가에 쫓기고 있다는 기분이 들면서 도망을 치고 가슴이 쿵쿵 뛰기 시작하는데 그 무언가가 보이진 않지만 '호랑이'라고 인식하거나, 아예 호랑이가 직접 등장하는 경우로 나뉜다. 보이지 않을때에도 계속 쫓아온다는 게 느껴지고, 직접 등장하는 경우엔 호랑이가 나를 알아챌까봐 바짝 쫄아서 슬금슬금 달아나지만 두 경우 모두 녀석에게서 벗어날 수가 없다.

 

내가 독립해서 나와서 살기 시작한 이후로는 약간 흐름이 바뀌는데 예를들면

어느 순간에 부모님 댁 근처에 호랑이가 출몰한다는 걸 깨닫게 되고 부모님께 연락드려서 집밖으로 나오지 마시라고 연락을 드리려는데 폰이 안보이거나 전화가 안걸려서 발을 동동 구르는 그런 식의 전개다.

 

내가 궁금한 건 왜 수많은 동물들 중에서도 하필 호랑이인가? 곰이나 사자같은 맹수도 많은데? 하는 것과

 

그렇게 자주 호랑이 꿈을 꾸었음에도 단 한번도 그 호랑이가 직접 나에게 달려든 적이 없다는 것. 그저 슬금슬금 따라오거나 따라오거나 길 옆에 엎드려있거나 주변을 어슬렁거릴 뿐이다. 그렇지만 결국엔 벗어나지 못한채 심장이 쿵쾅거리는 상태로 꿈에서 깬다는 것..

 

아, 딱 한번 길옆 숲에서 따라오는 호랑이한테 쫓겼을 때 이례적으로 녀석이 달렸는데 알고보니 호랑이가 아니라 작은 개 크기의 오셀롯이라는 고양이과 동물이어서 안도한 적은 있다ㅋㅋㅋ 

 

8. 가위 눌리는 꿈

-호랑이 꿈이 마지막이라고 했지만 쓰다보니 생각났는데 가위눌리는 것도 하나의 분류로 묶을 수 있으려나. 

 

암튼 꿈꾸면 여기에 대강이라도 써놔야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