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야기

바닷가 마을에서의 꿈

팔공산달밝은밤에 2024. 1. 5. 18:40

1.

흐린 날씨에 언덕이 많은 바닷가 마을을 돌아다니는 꿈이었다. 대충 속초~강릉 쯤인 듯 했고 대구로 내려가야해서 버스 터미널을 찾는 중이었다. 경사진 2차선 해안도로를 따라 걸어내려가다 어느 롯데리아 매장앞에서 아저씨가 음식과 물건을 마구 집어 던지며 행패를 부리는 장면을 봤고, 조금 더 가다가 학교 후배를 만났는데 사실 별로 친분도 없었고 마지막으로 본 것도 벌써 10년쯤 전이라 좀 어색했지만 그 후배가 멀리서 왔는데 잘 곳이 마땅찮다길래 우리 부모님댁에 재워주려고 데리고서 함께 대구로 향했다

 

분명 강원도 어디쯤이었으나 걸어서-_- 순식간에 대구 부모님댁에 도착을 했는데 실제랑은 좀 많이 달랐다. 일단 아파트가 아니었고 웅장할 정도로 커다란 하얀 저택에 들어서니 십수개는 될 거 같은 방들이 넓은 홀을 중심으로 2층까지 'ㅁ'자로 둘러서있었다. 

 

2층의 방 하나로 후배를 안내했는데 어머니께서 밥먹으라며 식사까지 가지고 오셨다. 스스로도 이거 너무 지나치게 잘해주는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극진히 대접을 하고는 쉬라하고 방을 나서는데 문득 뒤에서 후배가 궁시렁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잘 기억은 안나지만 침대가 불편하니, 밥이 별로 맛이없었니 어쩌고 흉을 봤던 거 같다ㅋㅋ 이 새끼가 너무 잘해주니까 사람을 호구로 보나 하고 뒤돌아서서 방문을 막 걷어차려는데 어머니가 계단으로 올라오셨다. 

 

친구 자냐고 물으시고 아침에 또 밥차려줄테니 데리고 오라고 하시는데 차마 그 후배놈이 불평한 걸 전할 수 없어서 알겠다고 말씀드렸고 일단 잠은 재우고 그래도 아침밥까지 먹이고 싶진 않아서 새벽에 깨워서 쫓아버려야겠다고 마음 먹고 돌아섰다.

 

그다음 중간부분 기억은 잘 안나고

 

노트북 화면만한 직사각형 포털? 게이트? 말로 표현하기가 참 어려운 느낌의 이상한 차원이동문 같은게 내 얼굴 바로 앞에 열려있었고 그 안쪽에 또 다른 공간이 있어서 들여다 볼 수 있었고 잘 하면 그 곳으로 갈 수도 있을 거 같은데 잘 안되는..  애쓰느라 낑낑대는 상황이었다. 그 게이트 안쪽에 확실히 보이진 않은데 반가운 얼굴도 있었고 젊은 시절의 부모님도 계셨고 훌쩍 커버린 조카들도 있을 것 같았다.

 

그 곳에 가면 지금 내가 바라는 모든 게 이루어지고 지금 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 같다는 확신이 들어서 한참을 애썼지만 희미하게 또 잔상처럼만 느껴질 뿐 자세히 들여다 볼 수도, 이동할 수도 없어서 너무 답답했고 결국 포기하면서도 너무 아쉬웠다. 한번 닫히면 두번 다신 열리지 않을거라는 것도 느낌으로 알 수가 있었기 때문에..

 

꿈이 훨씬 길게 더 이어졌는데 이제 와서 쓸려니 기억이 안나는군..ㅠ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