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6. 15. 10:20ㆍ꿈이야기
어떤 도서관에 앉아 책을 읽고 있다가 문득 창밖을 보니 해가 저물어있었다.
집에 가야지 하고 짐을 챙기려는데 내 가방이 연하고 어두운 핑크색(블랙핑크..!?) 백팩이어서 '내가 언제 이런 가방을 샀던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방을 들쳐매자 종이 쪽지 하나가 놓여져있어 뒤집어보니 사람 이름이 열 개 정도 쭉 쓰여져있었다. 익숙한 이름도 보였는데 그때 앞에서 누가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톡톡 치며 불러서 봤더니 쪽지에 이름이 적혀있는 바로 그 친구였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 난 집에 가려는데 더 있다 올거냐고 물으니까 자기도 가야겠다고 짐을 챙겨 같이 나섰다.
친구랑 이야기를 나누며 건물밖으로 나와 헤어졌을 때 조금전까진 해가 저문 밤이었는데 밖을 나오니 날이 좀 흐리긴 했지만 다시 낮이 되어있었다. 공간도 눈이 덮힌 겨울 산길이 펼쳐졌고 길 가에 쓰러진 5~6m쯤 되는 긴 대나무가 있길래 집어들고는 너무 긴 것 같아 1/3정도를 뚝 부러뜨린다음 창처럼 휘두르며 계속 길을 걸었다.
고개를 넘어 완만한 내리막을 걸을 때쯤 너무 적막하다 싶어 주위를 둘러보니 눈 덮힌 하얀 산이 푸릇푸릇한 소나무 한그루 없이 온통 앙상하고 검게 그을린 듯한 나무로 가득했는데 문득 '이러다 호랑이라도 나오는거 아냐?'하는 생각이 들었다-_-. 어제도 꿈이야기에 썼지만 최근 또 호랑이 꿈에 좀 시달리다보니 뇌리에 새겨진건가ㅋ
심장이 쿵쾅거리고 그런건 아니었지만 살짝 섬뜩해서 대나무 작대기를 쥐고 뛰어서 마을로 들어서는데 길 가에 진짜로 호랑이(!)가 엎드려있어서 흠칫했으나 다만 이번엔 녀석이 거의 중형견 정도의 크기인데다 비쩍 말라있었고 죽은 지 좀 된 듯 눈에 반쯤 덮여있었다.
안도하며 무슨 민속촌 같은 마을을 지나던 중 식당에 들어가서 순두부찌개를 주문하려다 시계를 보니 다시 밤 11시정도 된 것 같았다. 대구는 곧 버스가 끊길 시간이라 사장님께 담에 올게요 하고 버스정류장으로 뛰어가는데 밤길에 인파가 무척이나 북적댔다.
정류장 전광판을 보니 버스가 오긴오는데 ~어디어디까지만 운행이라고 떠서 생각해보니까 집에서 3,40분 정도는 걸어야되는 지점이었다. 그냥 택시를 탈까 고민을 하다가 눈을 뜬... 개꿈? ㅋㅋ
한동안 꿈이야기를 못남기다 보니 아쉬워서 별 내용은 없지만 써봤다
꿈이란게 대부분 되새김을 하지 않으면 반나절만 지나도 희미해지거나 까먹게되는데 대충이라도 내용을 써놓으면 오래 지나도 꿈의 장면이 다시 떠오르는 게 매우 신기하다. 심지어 이십몇년 전 일기장에 써놓은 걸 보는데도 기억이 날 정도로..
되는대로 자주 남겨놔야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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