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 인상깊었던 '또' 호랑이 꿈

2024. 8. 7. 09:18꿈이야기

꿈이야기를 처음 쓰기 시작했을 때, 내가 잊을 만하면 꾸는 꿈의 카테고리 중 젤 대표적인 게 호랑이 꿈이라고 했는데 왜 그런 꿈을 꾸는 지는 여전히 알 수가 없다. 

 

또 그렇게 오랜기간, 수십차례 호랑이 꿈을 꾸면서도 사실 호랑이가 나를 해치거나 심지어 직접적으로 위협을 가했던 경우는 기억나지 않는다. 오히려 관심없다는 듯이 엎드려있거나 슬금슬금 따라오는 정도.. 그리고 아예 등장하지 않고 그냥 저 멀리 어딘가에 '있는거 같다' 라는 느낌으로 가슴이 쿵쾅거리다 끝나는 경우도 절반은 되지 않을까 싶다.

 

지난 밤 꿈은 중학생때 살았던 집이 이상하게 변형된듯한 공간에서 시작했다. 집이라고 하기엔 엄청나게 넓고 천장이 높아서 뭐라고해야하나... 뉴스에서 본 증권거래소 같이 벽 위쪽에 대형 모니터들이 여러 개 매달려있고 네온사인처럼 번쩍거리는 느낌으로 화면에 뭔가가 계속나오고있었다.

 

소파에 누워서 형에게 화면을 가리키며 무슨 말을 했지만 기억은 나지 않고또 아버지와, 지금은 중학교 선생님이 된 후배와도 대화를 나누었고 아버지께는 책이나 좀 읽을까 싶어서 도서관에 간다고 말씀 드리고서 그곳을 나왔다

 

가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샌드위치랑 커피우유를 사려고했으나 둘 다 없어서 그냥 다시 나오고 도착한 곳은 도서관이 아니라 시골 큰아버지댁.. 지금은 할머니도 큰아버지도 돌아가셨지만 여전히 내 꿈에 많이 등장하는 장소이다.

 

문제는 큰아버지댁에 도착하는 시점부터 자꾸만 무언가가 따라오는 익숙한 느낌.. 호랑이-_-

 

깜깜한 밤이었고 안방에 앉아 사촌형들이 주는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워낙 술을 잘드시는 형님들이라 조금씩 받아먹다보니 꿈에서도 취하는 느낌이었고 그와중에도 나는 뒷산 어딘가 호랑이-_-가 있는 거 같아 안절부절하면서 조심해야된다고 말하려했지만 이상하게도 그 표현이 입밖으로 나오질 않았다. 여유롭게 웃고떠들며 안방과 마당을 오가는 친척들을 보고있자니 또 불안하고..

 

그런 이야기를 하진 못했지만 사촌형들이 뭔가 눈치챘는지 괜찮다고 등두들겨주며 웃으면서 계속해서 술을 주는데 어느 순간 깜빡 졸았다 싶어 고개를 들며 정신을 차렸을 땐 사촌형들과 친척들은 온데간데 없고 부모님께서 이부자리를 펴고 계셨다.

 

대청마루로 나가 담장 바깥을 살피니 너무 깜깜해서 아무것도 보이질 않았고 전형적인 시골집처럼 화장실이 꺾어진 마당 뒷편에 있는 것도 찜찜했는데 다행히 예전에 큰아버지댁이 리모델링을 한번하면서 부엌 한쪽에 화장실을 설치해놨던게 떠올라 부모님께 밤에는 나가지 말고 거기를 쓰시라고 말씀드렸다.

 

심장이 두근거리는 걸 넘어서 쿵쾅쿵쾅 뛰는 것이 그 호랑이-_-녀석이 매우 가까이 다가와있는 것 같았다. 까짓 창호지로 된 여닫이 문이야 어린애들이 발로 차도 부서질텐데 아무런 보호벽도 되질 않을테고 숨을 곳도, 막을 무기도 없이 내던져져있는 듯한 그런 불안함에 떨다가 잠에서 깨었다

 

전생에 호랑이한테 잡아먹히기라도 했었나 싶을 정도로 늘 미스테리한 호랑이 꿈..

 

오늘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