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4. 11. 08:30ㆍ꿈이야기
지난 밤 꿈에 전쟁이 났고 폐허가 된 시가지를 통과해 어디론가 계속 도망치고 있었다. 그러다가 인파를 따라 영화관으로 숨어들었는데 둘러보니 십여명 정도 될 것 같았다. 나도 기둥뒤에 숨어 제발 오지마라오지마라 기도했지만 앞문이 벌컥 열리며 군인들이 난입했고 뒷문으로 도망치며 뒤돌아보니 총에 맞은 사람들이 쓰러지고 있었다.
뒷산으로 정신없이 뛰어오르다가 이쯤이면 되겠지하고 잠시 쉬었다. 같이 도망쳐나온 사람은 20대 젊은 청년이었는데 머리는 산발에 옷은 걸레짝이 되었고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바로 옆에 맑은 물이 가득한 계곡이 있어서 씻고 목도 축이다가 다시 출발해볼까.. 하는데 갑자기 적군 한명이 나타났다.
다만 느낌이 그놈도 총알이 없는 거 같아 2:1로 싸우면 충분히 이기겠다 싶어 덤비려는 찰나.. 아래쪽에서 서너명의 군인들이 더 올라오고 있었고 그 중에 특히 한명은 덩치도 어마어마한데 산을 타고 오르는 기세가 그야말로 멧돼지같아서 총알이 있건 없건 이건 싸우면 바로 죽겠다는 생각에 항복.. 숨하나 헐떡이지 않고 옆에 와서 히쭉히쭉 웃는데 상당히 공포스러웠다.
중간부분이 잘 생각나지 않는데 아예 다른 꿈으로 넘어간 걸 수도 있고.. 어느 순간 나도 군인이 되어있었다. 그래도 군대 한번 다녀왔다는 건 안까먹었는지 높으신 분이 들어왔을 때 관등성명을 '병장2회차 OOO'이라고 대었다 ㅋㅋㅋ
병장2회차였지만 부대에서는 신병취급을 받는듯 해서 선임하나가 이곳저곳 데리고 다니며 알아야할 것들을 친절하게 설명해주었다. 그래도 그런 선임이 있어서 참 다행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그 선임은 바로 그날 제대한다는 것이었다. 많이 아쉬웠지만 전역하는 사람을 잡을 순 없으니..
작별인사를 하고 뒤돌아 막사내 복도를 걷는데 밖에는 비가 오고 있었지만 연병장 집합이 걸렸다. 분대 단위로 줄을 서는데 아까 그 선임이 제대하는 바람에 내가 분대장이 되어있었고 아깐 신병취급하더니 뭐가 이래? 하고 투덜거리며 분대원들을 정렬시키고 인원보고 멘트를 입으로 연습하면서 대기..
잠시후 축구시합을 한다는데 나는 유니폼도 츄리닝도 없는지라 그냥 전투복 바지에 반팔을 입고 뛰기로했다. 관물대에서 낡은 축구화를 꺼냈으나 너무 상태가 안좋아서 신발도 전투화 신고 뛰기로 하고 나가면서 꿈이 끝..
어느 장면에서 고등학교친구들도 등장했었던 거 같은데 기억이 너무 희미하다.
암튼.. 전역한지가 22년째인데 아직도 군대꿈을 꾸다니 젠장..ㅋㅋ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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